시, 눈뜨다
위험한 사유 ............... 진명주
misslog@hanmail.net
2012. 8. 13. 10:26
2012. 6. 29. am 8:29
생각을 하면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아
간절히 원하는 것은 반대로
또는 생각을 하지 않으려는 생각만을 줄곧 해왔다
지금의 것은 두고
아주 오래된 별에게 말을 걸거나
일어나지 않은 일들만 기억하고 서술했다
번민을 내려놓고
신생아처럼 먹고 자고
눈 마주치면 까르르 웃었다
웃다가 싱거우면 우는 게 일이었다
뜻없는 옹알이뿐
분간이나 분별도 생각이 나눠지지 않았으므로
비로소 몸은 가벼워지는가
깡충 뛰면
미루나무에 뭉게구름으로
나는 걸린다
아침에 들은 노래가 하루종일 입에 붙는 날은
몸 기운이 달아나서 그런 거래
시집간 언니가 일러주었다
조카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
어느 사이 내 분첩을 뽀얀 살에 톡톡 두드리며 노래하는데
아침에 걸은 노래로
저녁을 문 닫는데
마음에도 없는
눈에도 없는
시간과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하여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만 붙들고 있다
... 진명주 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