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아득하면 되리라 .......... 박재삼

misslog@hanmail.net 2013. 1. 8. 11:03

 

 

                                                                                              Antony Gomley 作 HORIZON FIELD, 2010 - 2012


 


해와 달, 별까지의

거리 말인가

어쩌겠나 그냥 그 아득하면 되리라.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것들이 다시

냉수사발 안에 떠서

어른어른 비쳐오는

그 이상을 나는 볼 수가 없어라.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 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

 

 

 

... 박재삼 시집 <천년의 바람> 민음사 19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