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네 눈길 힘이 처져 ....... 박재삼

misslog@hanmail.net 2013. 1. 26. 23:30

 

                                                          2013. 1. 22. pm 3:56

 

 

 

 

모가 나 있더니,

반짝이는 것에까지

모가 나 있더니,

 

이를테면 별을 볼 때에도

너는 다이아몬드만 찾아내고

차갑고 단단한 대리석만 골라내고,

날카롭더니, 매섭더니,

 

이제는 네 눈길도

어느새 힘이 처져

별은 흘러내리기만 하는

눈 사태(沙汰)로

혹은 억수로 지는 나뭇잎으로

흐려졌는데, 잠잠해졌는데,

 

아, 묻노니

번개를 보는 눈도 약해졌는가.

 

 

 

... <박재삼 시선집 1> 민음사 199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