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초면- 마라도 8 .................... 이생진
misslog@hanmail.net
2013. 4. 22. 11:10
2014. 5. 3. pm 12:47
잔디밭에 앉아 수평선을 보는 사람보고
"고기 많이 잡으셨어요?"
삼십 대 단발머리 길쭉한 몸매
"낚시도 없는데"
"그럼 섬엔 왜 오셨어요?"
"글쓰죠"
"시요. 소설?"
"시"
"야 멋있겠다 나는 무용인데"
"그럼 고전 현대?"
"현대, 포스트를 좋아해요"
"멋있겠네"
"그런데 결혼했더니 죽을 것 같아요"
"결혼은 예술의 무덤이지
그 무덤을 깨고 나오려면 화산처럼 폭발해야 하는데"
"제 이름은 김자 화자 순자 선생님 시집은?"
"성산포, 그리운 바다 성산포"
"아 바로 그 분이시구나! 저 그 시 좋아하는데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긴 바다가 취하고'"
파도처럼 밀려오는 가슴
"무용도 시죠 몸으로 읊는 시"
... 이생진 시집 <먼 섬에 가고 싶다> 평단 문화사 19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