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나는 잊고저 ............... 한용운
misslog@hanmail.net
2014. 4. 26. 19:17
2014. 4. 23. pm 2:30
남들은 님을 생각한다지만
나는 님을 잊고저 하야요
잊고저 할수록 생각히기로
행여 잊힐까 하고 생각하야 보았습니다.
잊으랴면 생각히고
생각하면 잊히지 아니하니
잊도 말고 생각도 말어 볼까요
잊든지 생각든지 내버려 두어 볼까요.
그러나 그리도 아니되고
끊임없는 생각생각에 님뿐인데 어찌하야요.
귀태여 잊으랴면
잊을 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잠과 죽음뿐이기로
님 두고는 못하야요.
아아 잊히지 않는 생각보다
잊고저 하는 그것이 더욱 괴롭습니다.
... <한용운 시선집> 최동호 편 서정시학 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