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다시 날아오를 그날이 오고 있어 ........... 잘랄 앗딘 알 루미

misslog@hanmail.net 2014. 11. 1. 12:38

 

 

 

                                                                                                                                                    2014. 10. 30.  am 10시경 photo by sun

 

 

 

 

 

 

하루 종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밤이 되어 입을 뗍니다.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 나는 무엇을 하고 있나?

모르겠어요.

하지만 분명한 건 내 영혼은 다른 곳에서 왔다는 거죠.

그리고 그곳에서 내 생의 끝을 맞고 싶어요.

 

이 취기는 다른 주막에서 시작되었어요.

그곳 언저리로 다시 돌아가면 나는 온전히 취할 겁니다.

나는 다른 대륙에서 온 새. 그런데 이 새장에 앉아 ‧ ‧ ‧

다시 날아오를 그날이 오고 있어요.

지금 내 귓속에서 나의 목소리를 듣는 이는 누구인가요?

내 입을 통해 말하는 이는 누구인가요?

내 눈을 통해 밖을 보는 이는 누구인가요?

영혼은 무엇인가요?

 

질문을 멈출 수가 없어요.

만일 그 답을 조금이라도 맛본다면,

나는 그 취기로 이 감옥을 부술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식으로 이곳을 떠날 수는 없어요.

누가 나를 여기에 데려다 놓았건 그가 나를 다시 집에

데려다 주어야 해요.

 

이런 말들...

나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문득문득 이어지는 생각들...

이 질문들 너머로, 깊은 고요와 침묵에 들어섭니다.

 

 

..잘라 앗딘 알 루미 詩

 

... <시가 너처럼 좋아졌어> 신현림 엮음 북클라우드 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