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어떤 날들이 찾아왔나요 ............ 유희경
misslog@hanmail.net
2014. 11. 18. 16:45
2014. 11. 15. pm 5:39
어떤 날들이 찾아왔나요 낯선 구름이 드리워진 푸른 초원에는 양 떼 같은 빛자국 말도 못하는 울음 그건 대체 무슨 색인가요
답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마음이 소낙비처럼, 닿지는 않고 젖어갑니다 당신은 알고 있을까 울음이 어디까지 갔는지 자취는
보이지 않고 멀리 가는데
밤이 찾아오고 몰래 초원의 들판이 아득하게 덮여 구름과 구별되지 아니할 때 자박자박 발자국을 내는 것은 달빛이 아닐 거
예요
그 밤엔 낡고 흐린 담요를 덮어줄게요 당신은 당신을 키워요 당신을 삼켜요 당신을 비밀로 삼아요 나는 당신을 업고 밤을 다
걷겠어요 그러니 아무도 몰래
아무도 몰래 어떤 날들이 찾아왔나요 당신과 내가 서 있는 이 초원 위엔 목마른 안타까움이 떠돌고 밤은 아직도 한참인데,
... <유심> 2014. 9월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