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어제 아침 상황을 차분히 생각해봐라. 애초에 학교에 안 온 이유가 뭐여?"
'다시 한 번' 어제 일을 생각해보라고 하므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말 어제 나는 왜 학교에 오지 않은 것일까. 뭣 때문에.
그 이유를 나도 알 수 없는 것이 미칠 것만 같았다.
미루나무 한 그루가 숙직실 창문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나는 미루나무를 바라보았다.
순간, 미루나무 이파리가 수많은 손바닥을 까뒤집으며 팔랑거렸다.
"바람이 불어서 그랬습니다!"
나는 우렁차게 대답했다.
... 공선옥 <보리밭에 부는 바람> 2009 이상문학상 작품집에서 문학사상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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