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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우울이 길다 ............... 황경민

너의 우울이 길다 후회가, 체념이, 무기력이 너무 길다. 보아라 큰 바람이 불었고 세계는 그대로가 아니냐 네 안에서 부는 바람에 너는 너무 오래 흔들린다 ​ 내 귀에 들리는게 많았으면 좋겠고 내 눈에 보이는게 많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채워서 가는 인생이고 싶다. ​ 낙오자란 세 글자에 슬퍼하지 말고 사랑이란 두 글자에 얽매이지 말고 삶이라는 한 글자에 충실하라. ​ 너는 눈부신 해를 보며,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에게 사랑받는 그런 인생을 살기 위해 태어났다. 그 누구도 너를 미워할 수 없다. ​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거야 별보단 달이 되어라 ​행복은 길가에 피어난 들꽃을 발견하는 일 ​ 아쉽다, 아, 아쉽다 ​ 당신만큼 이 시간을 감사히 여긴 사람도 없을 것이다 왜냐..

시, 눈뜨다 2022.08.24

실컷 ......... 이정록

실컷, 이란 말을 할 때마다 끊길 듯 잡아당기는 실의 힘을 느낀다 실컷 밥을 먹었다고 말하면 젓가락과 밥알과 식도와 위장이 끈 하나로 이어져 줄다리기하는 것 같다 산에 올라 실컷 숨을 들이마실 때도 공기 방울 한 알 한 알이 실에 꿰어 있어서 히밀라야 찬 공기까지 들이칠 것 같다 너를 처음 실컷 안고 싶어졌을 때 천만 년 전 별의 눈동자를 만났다고 고백을 할 것이다 두근거리는 달빛을 다음 생까지 실컷 품고 가겠다고 ... 이정록 청춘 시집. 최보윤 그림, (주) 사계절출판사 2020년 11월 30일

시, 눈뜨다 2021.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