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낯익은 당신 .... 허수경

misslog@hanmail.net 2011. 5. 26. 21:54

 

 

 

 

 

 

 

빛인가, 당신, 저 손등 아래 지는 당신, 봄빛인가 당신, 그래, 한 상징이었을지도 모를 당신, 뭉큰, 손에 잡히는 600그램 돼지고기 같은,

시간, 저 육빛인 당신, 혹, 당신은 빛 아닌, 물인가, 저 발 아래 일렁이는 당신, 물 냄샌가 당신, 그래, 한 기호였을지도 모를 당신, 덜컹,

발에 잡히는 영상 25도 물 온도 같은, 시간, 저 온탕인 당신, 혹 당신은 물 아닌 흙인가, 저 땅 아래 싫은 끓고 있는 바위 같은 당신, 아

직 형태를 결정하지 못한, 망설이는, 바위인가, 사방 100킬로 용암의 얼굴 같은, 저 낯익은 당신

 

 

 

                                                                                                  ... 허수경 시집 <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 > 문학과지성사, 2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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