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nce of the Beloved 김원숙 그림 부분 2002
"이모
나, 이모 딸 했으면 좋겠어요."
"꿈 깨.
이모 딸 하면 고생만 한다.
맨날 데모하러, 강연하러 다니느라
너를 돌보지도 않을 거야."
"돌보는 건 필요없어요.
나도 이모 옆에 있으면서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
"자유는 외로운 여자의 특권이야.
너 외로움을 견딜 자신 있어?"
"..... 아직 잘 몰라요."
"미래에서 온 편지를 받은 사람은
외로운 거란다."
"하지만 이모는 이모가 가슴 뛰는
그런 일을 하면서 살잖아요."
"하지만 가슴이 뛰는 만큼
빨리 그리고 많이 부서져."
"나 가슴이 부서지는 것쯤 두렵지 않아요."
열일곱 살 고운 볼이 빨개진다.
그래
나도 너만할 때
매일 매일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을 꾸었지.
매일 매일 절벽에서 떨어져 부서지다가
어느 날 내 어깨가 가려워지면서
날개가 돋기 시작했지.
지금은 어깨가 가려운 시절
매일매일 절벽에 나아가거라.
매일 매일 절벽에 물어보거라.
절벽은 안다. 떨어질지 남아 있을지.
열렸을 때만 날 수 있는
무지갯빛 낙하산처럼
열일곱 살 꽃분홍 입술에
바리공주*가 입을 맞춘다
*바리공주 - 한국 무속의 여신.
저승으로부터 불사약을 구해와 죽은 부모를 살려냈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 현경 詩 <현경과 앨리스의 神나는 연애> 현경, 앨리스 워커 지음 마음산책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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