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살아있는 동안에 .......... 오철수

misslog@hanmail.net 2013. 12. 5. 17:35

     

                                                                                                                                 2013. 11.08. pm 12:28

 

 

 

    우리는 죽을 것이다
    그래서 더 열렬하게 생을 사랑한다면
    경박한 것인가
    그냥 아무 욕심 없이
    당신을 향해 한 번 더 활짝 웃는다면
    착하고 이쁘다고 말한다면
    한끼니 고맙게 먹고 즐겁게 이야기한다면
    나는 정녕 가벼운 것인가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곳으로 가기 전
    조금 더 놀듯이 사랑한다면
    무책임한가
    하지만 지금은 언제나 후회하기에도 늦은 시간
    가끔 비난받을 짓도 하지만
    하루가 짧은 아이처럼 잊을란다
    게으를 때는 졸리운 아이처럼
    사랑할 때는 장난기 많은 아이처럼 할 것이다
    깊은 어둠 속에서 추위에 떨며 추억할 것은 오직
    겁도 없이 순해진 당신의 정신과 나의 몸
    음-, 그 투명한 날갯짓 뿐
    하여 나는 더 가까이 죽음이 오기 전
    매일같이 깨끗한 마음으로 가장 가벼운 발걸음으로
    당신을 따라 거닐 것이다
    한껏 바람을 맞으며
    두 팔을 벌릴 것이다

 

 

... 오철수 詩 <시로 읽는 니체> 갈무리 2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