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어떤 나무의 말 ............... 나희덕

misslog@hanmail.net 2014. 4. 30. 14:52

 

 

                                                                               2014. 2. 2.  pm 4:04

 

 

 

 

 

제 마른 가지 끝은

가늘어질 대로 가늘어졌습니다,

더는 쪼개질 수 없도록.

 

제게 입김을 불어넣지 마십시오.

당신 옷깃만 스쳐도

저는 피어날까 두렵습니다.

곧 무거워질 잎사귀일랑 주지 마십시오.

 

나부끼는 황홀 대신

스스로의 棺이 되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부디 저를 다시 꽃 피우지는 마십시오.

 

 

... 나희덕 시집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문학과지성사 2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