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 낚다

당부

misslog@hanmail.net 2015. 8. 21. 10:53

 

                                                                                                                                                                        2015. 8. 20.  pm 1:42

 

 

 

우리를 보자마자 왈칵 울음을 터뜨리신다

 

 

"여긴 뭐하러 와 뭐하러 와...

이런 모습 보여서 미안하다..미안해..."

 

"괜찮아요 괜찮아요..

고모는 예전 사람이라 그렇지

요즘에는 나이드시면 다들 이런데 모셔요..."

 

 

지난 밤 많이 아팠노라고

잠 한숨 못 주무셨다고

꿈인지 생시인지

모든게 너무 생생이 스쳐지나더라고...

 

 

이제 하루하루 누워서 가실 날만 기다리고 계시는지

얼굴 보았으니 됐다며

이제 우리 머리속에서 고모의 존재를 빼버리란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

 

'자식도 그 무엇도 네 자신보다는 소중하지 못하니

네 몸 네 자신을 잘 챙겨라. 아프지 않게.

그것 뿐이라고.

 

다른이의 마음?

모른다고

아무도 모른다고

나는 알아?

나도 나를 모른다고.

 

그러니

네 자신을 네가 첫째로 알라고.'

 

 

우리보고 자신의 존재를 머리속에서 빼버리고 걱정 마시라던 고모는

고모도 그럼 우리를 머리속에서 쏙 빼라고하니 그건 안된다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신다

 

 

견우와 직녀가 우릴보고 있었을까

유리창에 빗방울 후두둑 와서 부딪힌다.

 

 

 

p.s,

식사를 하셨다며 안드시겠다던 고모님이

언니가 예전에 고모가 맛있게 드시던 메생이죽을 기억하고 메생이죽을 사왔다니 "그래?" 하시며 안색이 환해지신다

또 다른 언니가 고모가 좋아하시는 슈크림을 샀다고 하니 "어떻게 그걸 네가 아니?" 하시며 눈시울이 붉어지고

오래전에 내가 편강을 만들어 드린 얘기를 하시며 또 눈물을 흘리신다.

 

 

 

사랑은 잊지않고 기억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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