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4. 29. pm 6:05 제주 함덕
내 말이 네게로 흐르지 못한 지 오래 되었다
말은
입에서 나오는 순간 공중에서 얼어붙는다
허공에 닿자 굳어버리는 거미줄처럼
침묵의 소문만이 무성할 뿐
말의 얼음조각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이따금 봄이 찾아와
새로 햇빛을 받은 말들이
따뜻한 물 속에 녹기 시작한 말들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아지랑이처럼
물 오른 말이 다른 말을 부르고 있다
부디,
이 소란스러움을 용서하시라
... 나희덕 시선집 <그녀에게> 예경 2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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