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래.

그리움 그리움아

misslog@hanmail.net 2008. 6. 14. 04:16

 

 

 

 

 

 

 

 

 

한꺼번에 또는 몇 차례에 죄다 주고 죄다 받고 바쳐버린 나머지,

금세 더 줄 것도 받을 것도 없어지는 허망과 저주를 사랑이라고 이름하지 말자.

 

 

사랑은 못 만나도 언제나 만남이다.
오히려 안 만나야 만남이며, 배고픔이어야 만족스런 배부름이 되리니
모름지기 사랑은 가난 중의 가난함이 아닐까?

 
사랑은 못 만남으로 눈감아 만나지고
입 밖으로 외쳐 불러볼 수 없음으로
가슴속에 메아리로 오래오래 살아 있음이니,
진정한 가난이야말로 진정 풍요로운 사랑이리라.

 
이마 위의 별처럼 가까운 듯 머언 얼굴,
그 어떤 오묘한 마법의 거리가 사이한 그리움 그리움아 소리치고 싶은

자기 순수, 자기 정직, 자기 진실과의 만남뿐인 것이 곧 사랑이리니..

 
진실로 제일로 멋진 사랑일수록 아름다운 사랑일수록 가장 기막힌 가난이며,
오묘한 마법의 거리감이며,
그래서 불길같이 격정적인 사랑보다 언제나 처절하다.
오래오래 처절하다. 
 

 

그러므로 사랑이여 뜨겁지 마라.

미치지도 마라.
오히려 가난 속에 항시 배고프고 슬프고 그리워져라.

 

  진실로 위대한 사랑이란

위대한 그리움과 위대한 슬픔과 위대한 가난으로 모습 드러나느니,

기인 인간 역사의 위대한 정신예술일수록,

사랑의 마법으로 좁혀지지 못한 거리를 사이해야 하는

평생의 가난이 탄생시킨 것을.

 

   사랑은 그래서 혼자의 비극이리.

 사랑하는 이를 평생토록 못 가지고 못 채우고 슬퍼하는 가난이어야만이

진실로 독점하는 사랑이 되는 것을 .

오오 사랑이여 모순이여 아름다운 비극이여.

 

 

 

 

...유안진 에세이 <종이배>자유문학사 19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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