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바다가 .......허수경

misslog@hanmail.net 2009. 9. 4. 07:00

 


                                                                                                                  2018. 9. 16. pm 5:21  제주 하도리

 


 

 

 

깊은 바다가 걸어왔네
나는 바다를 맞아 가득 잡으려 하네
손이 없네 손을 어디엔가 두고 왔네
그 어디인가, 아는 사람 집에 두고 왔네

손이 없어서 잡지 못하고 울려고 하네
눈이 없네
눈을 어디엔가 두고 왔네
그 어디인가, 아는 사람 집에 두고 왔네

바다가 안기지 못하고 서성인다 돌아선다
가지 마라 가지 마라, 하고 싶다
혀가 없다 그 어디인가
아는 사람 집 그 집에 다 두고 왔다

글썽이고 싶네 검게 반짝이고 싶었네
그러나 아는 사람 집에 다, 다,
두고 왔네

 

 

 

... 허수경 시집 <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창작과비평사 2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