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번 버스로 온다는 사람을 기다린다.
늘 내 집 앞을 지나지만 한 번도 타보지 않았던 버스,
그 파란색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나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핀다.
나와 무관한 듯 다음 정류장으로 가버리거나, 내린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 중에서는 서로의 기억이 어긋나서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차창 사이로 눈길이 마주친 여자는 버스가 출발하려 하자 고개를 돌려 다시 한번 더 나를 내려다본다.
버스에 오르지 않고 두리번거리는 것이 이상하다면 이상한 일이다.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그들 모두는 내 기다림의 얼굴은 아니지만 142번 버스를 타고 왔다는 것만으로도 내게 어떤 의미가 된 것이다.
그들 또한 내 기다림의 부분이기에 그렇다.
기다린다고 모든 것이 다 오지는 않는다.
별을 기다리는 하늘에 종달새도 날고 바람도 지나간다.
중요하거나 중요하지 않거나 간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기다림과 함께 내게 왔던 것들이 내 인생이 되었다.
한때의 청년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기다림이 필요 없다면 삶이 텅 비어 버리고 빠르게만 흘러갈 것이다.
정류장을 그냥 지나치는 직행버스처럼 말이다.
내가 기다리는 것은 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이 아니라 다음에 오는 142번 버스인지도 모른다.
언제나 그랬듯이 기다리는 사람이 오지 않아도 반드시 올 것을 믿으면서 오래 기다릴 것이기 때문이다.
...황인철 시인의 글 황인철의 "아침 공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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