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gitte Carnochan 作
집 어느 구석에서든
울고 싶은 곳이 있어야 한다
가끔씩 어느 방구석에서든 울고 싶은데도
울 곳이 없어
물 틀어놓고 물처럼 울던 때
물을 헤치고 물결처럼 흘러간 울음소리
물소리만 내도 흐느낄 울음은 유일한 나의 방패
아직도 누가 평행선에 서 있다면
서로 실컷 울지 못한 탓이나
집 어느 구석에서든
울고 싶은 곳이 있어야 한다
가끔씩 어느 방구석에든 울고 싶을 때는
소리없이 우는 것 말고
몸에 들어왔다 나가지 않는 울음 말고
우는 듯 우는 울음 말고
저녁 어스름 같은 긴 울음
폭포처럼 쏟아지는 울음
울음 속으로 도망가고 싶은 울음
집 구석 어디에서든
울 곳이 있어야 한다
... 천양희 시집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창비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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