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꽃처럼 보이지만 ....... 최문자

misslog@hanmail.net 2011. 8. 8. 11:50

 

 

                                                    Franco Donaggio 作

 

 

 

 

     사랑이 꽃처럼 보이지만

꽃과 뿌리 사이

가는 틈새

거기, 몸 처박고

한철 피고 나면

끓는 심장 만지고 돌아오면

헐덕거리는 신발처럼 자꾸 벗겨지는 것이

피 마른 꽃잎처럼

자꾸 흘러내리는 것이

꽃철이 아닌데도 뒤흔드는 것이


꽃처럼 보이지만

바람이야

 

 


... 최문자 시집<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 랜덤하우스 2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