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5. pm 7:10
고속도로변 아파트 밀집 지역을 지나며
집집마다 흘러나오는 불빛에 마음 흔들린다
그 동요가 너무 심해
앞만 보고 운전하던 언니가 돌아보며
무슨 일 있었냐고 묻는다
아무 일 없었다, 잘 지냈다, 했지만
삼십 년 넘게 같은 방을 쓰다가 늦게 결혼한
언니는 한동안 묵묵히 있다가
또 묻는다
나는 늘 순도 높은 어둠을 그리워했다
어둠을 이기며 스스로 빛나는 것들을 동경했다
겹겹의 흙더미를 뚫는
새싹 같은 언어를 갈망했다
처음이다. 이런 마음은
슬픔도 외로움도 아픔도 불빛으로
매만지고 얼싸안는
저 무리에서 혼자 떨어져
몸이 옹관처럼 굳어가는 것 같은
몸이
생의 빛살에 관통당한 것 같은
... 조은 시집 <생의 빛살> 문학과지성사, 2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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