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08. am 9:27
북인도 리시케시에서 만난 한 늙은 사두와 어느날 나는 노천 찻집에 앉아 서양 철학과 물리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교 공부라고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그는 내가 설명하는 물질의 최소 단위에 대한 이론들을 매우 주의깊게 들었다.
나는 그에게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주장한 탈레스에서부터 현대 물리학의 소립자 이론까지 열심히 설명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사두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렇지 않소. 만물은 물, 불, 공기 등으로 이뤄진 게 아니오."
그는 강렬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물질의 최소 단위는 다름아닌 사랑이오.
사랑이 없으면 모든 물질이 결합력을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최고의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몰랐단 말이오?"
... 류시화 <지구별 여행자> 김영사 2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