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슬퍼할 수 없는 것 ................. 이성복

misslog@hanmail.net 2013. 4. 29. 18:33

 

                                                                    박종우 作


 

 

 

 


지금 바라보는 먼산에 눈이 쌓여 있다는 것

지금 바라보는 먼산에 가지 못하리라는 것

굳이 못 갈 것도 없지만 끝내 못 가리라는 것

나 없이 눈은 녹고 나 없이 봄은 오리라는 것

슬퍼할 수 없는 것, 슬퍼할 수조차 없는 것

 

 

... 이성복 시집 <아, 입이 없는 것들> 문학과지성사 2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