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훗날이 오늘이다 ............. 유안진

misslog@hanmail.net 2014. 1. 1. 10:37

 

                                                                                                       2013. 12. 19. pm 2:30




나 밖을 떠도는 내가 찾아다니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그 우주 어딘가
머릿속 전두엽과 후두엽 사이
틈 없는 틈새를
호시탐탐 노리다가 내 안으로 들어와서
거꾸로 흐르는 시간 안에 나를 잡아두고 싶어하는
내 눈
응시하고 있으면서도 보고 있지 않는 눈동자
그 너머로 얼핏 잡힘 뻥 뚫린 거긴가
등잔 밑이 어둡다고
먼 데가 가까운 데라고
훗날이 오늘이라고
고개 드니
입구이자 통로이자 출구의 문인
내 눈동자 너머로 광활한 虛空
여기 지금 너머(beyond here and now)
나를 열지 않고는 들어갈 수도 없고
나를 닫지 않고는 나갈 수도 없는 훗날의 거기를
오늘 여기로 살아야 한단다

 

 

... 유안진 시집 <거짓말로 참말하기> 천년의 시작 2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