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律呂集 6 ㅡ사물들의 큰언니 .......... 정진규

misslog@hanmail.net 2014. 1. 19. 16:08

 

                                                                2014.  1. 13.  am 8:09

 

 

 

  모든 직속들 가운데는 第一番(제일번) 직속이 心腹(심복)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모든 사물들의 큰언니가 반드시 있다 작은 언니들도 충실하게 따라 웃는다 부처님의 직속, 건달들이 대로변에서 공즉시색 색즉시공 열심히 탁발을 하고 있다 큰 느티의 직속, 매일 아침마다 첫번째 햇살로만 첫물로만 쟁이고 쟁여 터뜨린 이파리들, 초록 金剛 (금강)들로 큰 그늘을 드리우신다 공기의 직속, 바늘구멍까지  파고 들어 고이고 고이는 들숨 날숨의 숨결들이 고랑을 내고 있다 저녁노을의 직속은 돌아오는 되새 떼들의 방향을 한바탕 그려내는 속도의 색채를 펼친다 패랭이의 직속, 눈이 오는 초겨울까지 홑겹의 꽃잎만으로도 오지 않는 사람의 길목을 지키는 사랑의 곁간을 지니고 있다 나의 직속, 바람들이 근간에 마른 풀들 전신으로 궁구는 벌판에서 고꾸라지고 있다 이럴 때마다 나는 直前(직전)을 예감한다 무엇이 다가서고 있는가 사물들의 큰언니, 작은 언니들아, 꽃피는 實體(실체)들아

 

 

                                                                                                                                               ... 정진규 시집 <사물들의 큰언니> 책만드는집 2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