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음으로 나눠 쓸 수 밖에 없는 이 가난한 사람들의 삶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삶의 교훈, 건축적 교훈은 너무 많다.
여기에서,가짐보다 쓰임이 더 중요하고
더함보다는 나눔이 더 중요하다.
우리가 지난 몇년간 교육 받아온 '기능적'이란 어휘는
그 기능적 건축의 실현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피폐화 시켰는가?
보다 편리함을 쫓아온 삶의 모습이 과연 실질적으로
보다 편안함인가?
살갗을 접촉하기보다 기계로 접촉하기를 원하고
직접 듣기보다는 스크린을 두고 보기를 원하고
그러한 편안한 모습에서 삶은 왜 자꾸 왜소해지고 자폐적으로 되어 가는가?
공허하게 추상적이지도 않고
주제넘게 화려하지도 않으며,
또 유치하게 순수하지도 않다.
쓰임에 충실하고 성서러움을 더하여
스스로 빈자라 칭하는 실천적 정신인 것이다.
물리적으로 빈한자의 퇴행성이라기보다
오히려 스스로 빈자이고자 하는 자의 실천적 미학이다.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세기말의 징후들과 맞서려는 강한 의지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다른 이들의 이야기 듣기만 하는 건물
진실은 고독과 통한다
처절하게 혼자임을 깨닫지 못하고 진실을 갈구할 수 없으며,
세상에 섞여 그런대로 살아갈때 진실을 갖지 못한다.
많은 것을 누리지 않는,그 최소한의 조건을 통해 화려함과 거리가 멀지만, 단순함 속에
의미를 담는데 가치를 두고 참된 진실에 다가서려는 빈자의 또다른 모습
허영과 유치함의 세상에
비어있는 가득함으로 한줄기 빛을 던지는... "
...승효상<빈자의 미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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