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23. pm 2:16
아, 사랑
가고 돌아오지 않는!
ㅡ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세 강의 발라드」
한 달 전 감기가 낫지를 않는다. 아스피린을 통째로 먹고 쌍화탕 물 마시듯이 마셔도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이만 하면 얼추 떨어질 만도 한데, 자고 나면 또 머리가 지근거리는 걸 보면, 저로서도 뭔가 빌미를 찾는 것이다. 저로서도 좀 생색나고, 하다 못해 좀 덜 구차한 퇴로를 찾는 것이다. 한번 내지른 울음 마냥 그칠 수만 없어, 울다 말다 곁눈질하는 코찔찔이 아이처럼. 이럴 땐 마냥 속아주기보다 더 나은 할 일이 있으리라, 오래전 떠난 사랑에게도 떠날 이유를 챙겨주는 속 깊은 사람처럼.
... 이성복 시집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열림원, 2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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