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ia gagliani 作
한번은 새벽에 산책을 나갔다.
이른 새벽인데 농부들이 논에서 일을 하고 있었어.
팔을 걷어붙이고 허벅지를 다 내놓고 일을 하고 있는
그 농부들을 보면서 나는 이상하게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잊어버리고 있었던,
나한테는 없다고 믿었던 까마득하게 지나간 그 욕망이
물컹하게 가슴에서 만져지는거야.
그때 나는 쉰이었다.
어린 날에는 쉰은 성욕과 무관한 나이라고 생각했었다.
나는 나에게 놀랐다.
남자라면 누구든 상대가 될 수 있다는 비릿한 생각이
한동안 나를 괴롭혔다.
까마득하게 죽어 누웠던 여성성이 살아나는 놀라운 변화에
나는 두 손을 떨면서 서 있었다.
그런 여자가 거기 있었다.
몸이 말하는 여자.
몸이 외치는 절규를 나는 거기서 경험했다.
오래가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 시절의 한 토막인 내 가당찮은 감정이
잊혀지지 않고 가슴에 남아 있다.
지금 생각해도 나는 놀라워.
그러나 그것도 생각해 보면 자연스러운 감정이었을 거야.
근데 그 마음을 누구에겐가 들키지 않을까 나는 조바심을 했다.
무슨 큰 죄라도 짓는 것 같은 두려움이 날 붙잡고 있었다.
그 시절 참 잘 보냈지.
어떤 생각이든 키우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것도 알았어.
곧 그런 감정은 내 바쁘고 정신없는 생활속으로 묻혀 들고 말았다.
그러나 그것은 아주 중요한 감정이라는 것을 나는 알아.
살아있는 증거이며
내가 다시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불꽃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하느님도 이 생각만큼은 용서하셨을 것이다.
여자는 때때로 한순간의 열락에 생을 던지는 수도 있다.
어리석은 것이지만 인간적인 그런 감정......
...신달자<나는 마흔에 생의 걸음마를 배웠다>중 '등 푸른여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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