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tin johnson 作
문수사리는 유마힐에게 묻는다.
"거사님,병은 참을만 합니까. 세존께서는 간절하게 물으셨습니다.
이 병은 무슨 일로 무엇으로 일어났습니까?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습니까?"
질문을 받은 유마힐은 불경사상 가장 유명한 대답을 한다.
"일생중생 누구나 다 병에 걸려 있으므로 나도 병들었습니다.
만약 모든 중생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있을 수 있다면 그때 나의 병도 없어질 것입니다.
중생이 병을 앓으면 보살도 병을 앓으며, 중생의 병이 나으면 보살도 낫습니다."
유마힐의 대답은 이천오백 년이 지난 지금도 진리다.
유마힐이 병에 걸린 것은 중생들의 고통과 함께하기 위함이다.
지금 달리고 있는 한 사람의 건강한 다리는 어디선가 그를 대신해 휠체어에 앉은 장애인으로 헌신한 유마힐 덕분이다.
지금 건강한 사람의 활력은 어디선가 앓고 있는 한 사람의 병 때문이다.
지금 웃고 있는 사람의 기쁨은 어디선가 그를 대신해서 울고 있는 사람의 슬픔 때문이다.
지금 부유하고 온갖 풍요를 누리고 있는 사람은 어디선가 그를 대신하여 가난에 굶주리고 있는 사람의 희생때문이다.
지금 높은 권좌에 앉아 천하를 호령하고 있는 사람의 권세는
어디선가 박해받고 고문당하고 신음하고 있는 사람의 인내 때문이다.
지금 신생아실에서 갓 태어난 갓난아이의 축복을 위해 어디선가 한 사람이 숨이 끊어지면서 죽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지금 배부른 사람은 가난한 유마힐을 잊어서는 안 되며,
지금 건강한 사람은 병든 유마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웃고 있는 사람은 울고 있는 사람을 잊어서는 안되며,
지금 칭찬 받는 사람들은 욕을 먹고 누명을 쓴 사람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이 대신해서 굶주리고, 앓고, 슬퍼하며, 비난을 받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 최인호 <가족 뒷모습> 샘터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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