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dalena Wanli 作
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그런데 그곳에 가면 꼭 행복해질 것 같다.
조금 떨어져서 생각해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나는 조금 떨어져서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내 마음속에 가지 않아야 할 이유들이 무성하게 자라나 있다.
다시보면 가야만 할 이유들이다.
이유들은 저희들끼리 열렬하게 부딪치고 열렬하게 헤어진다.
또다른 한 곳에서 어디까지 가나, 두고 보자는 마음이 자란다.
정말이지 두고 보고 싶다. 그런데 그 마음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정말이지 가고 싶지 않다. 그런데 그 마음은 보잘 것 없이 시든다.
결국 가야만 하는구나, 체념한 나는 할 수 없이 간다.
사실은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가고야 만다.
가지 말아야 할 곳이 왜 꼭 가야할 곳처럼 생긴 건지
정말 알 수가 없다.
왜 그곳에 가면 행복해질 것 같은지
몇 번 씩 가보아도 알 수가 없다.
1997년 4월
ps.욕망에 대해서는 너무 깊이 생각하면 안 된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잡혀 먹힐 확률이 높아지니까.
... 황경신 <그림 같은 세상> 아트북스 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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