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눈뜨다

이 안 ........... 이병률

misslog@hanmail.net 2013. 12. 7. 03:22

 

 

                                                                                   2013. 12. 2.  pm 2:44

 

 

혹시 이 안에 계시지 않습니까

 

나는 안에 있다

안에 있지 않느냐는 전화 문자에

나는 들킨 사람처럼 몸이 춥다

 

나는 안에 살고 있다

한시도 바깥인 적 없는 나는

이곳에 있기 위하여

온몸으로 지금까지 온 것인데

 

문자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혹시 여기 계신 분이 당신 맞습니까

 

나는 여기 있으며 안에 있다

안쪽이며 여기인 세계에 붙들려 있다

 

나는 지금 여기 있는 숱한 풍경들을 스치느라

저 바깥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여기 있느냐 묻는다

 

삶이 여기 있으라 했다

 

 

 

... 이병률 시집  <찬란> 문학과지성사 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