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8. pm 6:18
도망가면서 도마뱀은 먼저 꼬리를 자르지요
아무렇지도 않게
몸이 몸을 버리지요
잘려나간 꼬리는 얼마간 움직이면서
몸통이 달아날 수 있도록
포식자의 시선을 제게로 유인한다 하네요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외롭다는 말도 아무 때나 쓰면 안 되겠어요
그렇다 해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아요
어느 때, 어느 곳이나
꼬리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 있겠지만
꼬리를 잡고 싶은 건 아니겠지요
와중에도 어딘가 아래쪽에선
제 외로움을 지킨 이들이 있어
아침을 만나는 거라고 봐요
... 이규리 시집 < 최선은 그런 것이예요> 문학동네 20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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