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래.

최대의 공양

misslog@hanmail.net 2009. 6. 1. 09:49

 

 

 

 

 

 

 

지난 겨울 부처님의 전기를 번역하면서 이 2대 공양을 보고,

나는 지금까지 내 자신이 받은 공양에 대해서 생각을 더듬어 보았다.

여기저기서, 고맙고 은혜로운 여러 가지 공양을 적잖이 받아 왔지만,

선뜻 떠오르는 최대의 공양은 재작년 여름 명동성당에서 받은 음악 공양이었다.

 

그 사연은 이렇다.

 

성 바오로 수도회에서 그 해 종신서원할 수녀님들이 모여 피정중이었는데,

그분들이 선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요청해 와서 한 주일 동안 다니면서 피정에 동참하게 되었다.

친절하게도 아침 여덟 시면 차를 보내 오고 오후 네 시 반쯤 되면 태워다 주었다.

점심은 구내식당에서 신부님과 함께 먹었는데,

내 담백한 식성을 알아 마음을 써 주곤 했다.

 

그때 마침 우리 다래헌에는 수련이 한창 문을 열 때라 수녀님들은 번갈아 가면서 연꽃을 보러 왔었다.

마지막 날에는 수련장과 관구장 수녀님도 빗속에 다녀갔다.

그러니 우리 절과 성 바오로 수도회는 마치 자매결연이라도 맺은 것 같았다.

물위에 핀 연꽃처럼 맑고 청초한 자매들 사이에서 함께 피정을 하면서 느낀것은,

비록 종파는 다를지라도 이 시대 이 지역에서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수행자로서의 긍지와 감사였다.

 

그런 어느 날, 점심 후에 나는 성당으로 안내되었다.

구불구불한 층계를 딛고 2층으로 올라갔다.

거기 커다란 파이프 오르간이 장치되어 있었다.

지나가는 말로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한 번 들어 봤으면 했더니

수녀님들이 마음에 담았다가 이날 내 소원을 풀어 준 것이다.

텅 빈 성당 안에서 그것도 이교도인 나 하나를 위해 연주를 해준 것이다.

웅장한 파이프 소리 ! 아, 그것은 감동을 넘어선 전율이었다.

사변적인 이론을 떨어 버리고 음향으로 표현한 종교 그것이었다.

그 앞에서는 온갖 분별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여름철 한낮의 더위도 미치지 못했다.

 

그날 한 수녀님이 내게 들려준 파이프 오르간의 그 장엄한 음악은 이따금

'그 집 앞' 을 지날 때마다 내 귓속의 귀에 들린다.

그때의 음악은 내 생에서 두고두고 잊히지 않을 최대의 공양이 될 것이다.

 

 

 

... 법정 <서 있는 사람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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