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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충격적이었던 것은 내가 무엇인가를 하기를 강렬히 원하면서도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무엇인가를 하고 싶으면 마치 샴쌍둥이처럼 하기 싫은 일이 동시에 내 눈앞에 쌍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도 않았고, 그렇지만 혼자 있고 싶지도 않았다. 집에 틀어박혀 있기도 싫었고 외출하기도 싫었다. 여행을 하기도 싫었지만 로마에 계속 살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림을 그리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리지 않고 싶지도 않았다. 깨어있고 싶지도 않았지만 잠을 자고 싶지도 않았다. 사랑을 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하기 싫은 것도 아니었다. 대충 이런 식이었다. 이런 감정을 느꼈다고 말하고 있지만 오히려 혐오감을 느끼기도 했고, 몸서리가 쳐지기도 했으며, 공포를 느끼기도 했다.
... 알베르토 모라비아 <권태> 이현경 옮김 열림원 200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