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01. pm 4:53
슬펐으나 기뻤으나
그래도 할 일이 없어 오른 산(山)
오른 발을 東에 두고 왼발은 西에 두고
굽어 보고 굽어 봐도
슬펐으나 기뻤으나의 그림자들일 뿐
세상은 간 곳 없고 부풀어 오르는 먼지뿐
가을 山 국화꽃 하나 웃길래
오른 발은 西에 두고 왼발은 東에 두어 봐도
발 아래는 여전히 세상살이의 먼지뿐
먼지 자욱한 그 속에서
어디에다 내 집을 지을까
이 꿈도 아닌 저 꿈도 아닌 그 사이에서
이 꿈도 이데올로기요, 저 꿈도 이데올로기인 그 사이에서
어디에다 내 집을 지을까
... 최승자 시집 <물 위에 씌여진> 천년의시작, 2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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