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ya Jozwik 作
레먼(LEMAN)이란 말에는 첩이나 창녀라는 뜻도 있다.
레먼 호수가 여자라면.....
세상에는 남자를 호숫가에 앉아
하염없이 울게 만드는 레먼 호수 같은 여자도 있다.
레먼 호수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여자,
나의 얼굴만 비춰주는 줄 알았더니
다른 사람의 얼굴도 똑같이 비춰주는 여자,
내가 쳐다볼 때만 내가 그 속에 있는 여자,
내가 달아나도 저물녘 아름다운 석양으로 치장할 줄 아는 여자,
아침의 이성으로 찾아가면 물안개 속으로 모호하게 숨어버리는 여자,
헤어지자고 말해도 맑은 얼굴로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는 여자,
분노의 돌을 던져도 멸시의 동전을 던져도
잔 미소 같은 물결만 잠시 보일 뿐 가만히 있는 여자,
한결같이 다리를 벌리고 있는 여자,
그래도 순결하기만 한 여자,
어딜 가도 생각나는 여자,
호수 전체를 다 사버려도 내 소유가 될 수 없는 여자,
내가 찾으면 언제나 거기 있지만
내가 떠나도 역시 거기에 그대로 있는 여자,
깊이를 헤어릴 수 없는 여자,
언제나 평정을 잃지 않는 여자,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
아무것도 원치 않지만 결국 나의 모든 것을 가져가버리는 여자,
내가 빠져 죽어도 흔적이 남지 않을 여자,
내가 앉아 울었던 자리에 다른 남자가 와서 노래를 불러도 가만히 있는 여자,
언제나 내 발 끝에 엎드려 있지만 언제나 제멋대로인 여자,
끝끝내 남자로 하여금 '나는 레먼 호숫가에 앉아서 울었노라-' 고
절망 속에서 읊조리게 하는 여자.
그런 레먼 호수 같은 여자가 있다.
알베르토 모라비아의 장편소설 '권태'에 나오는 체칠리아가
그런 여자이다.
... 이남호 에세이 <일요일의 마음>스물 두번째 이야기중에서 생각의 나무 2007 ...
'나도.. 그래.'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0) | 2009.10.12 |
|---|---|
| 一分語 (0) | 2009.10.10 |
| 사랑을 담는 그릇 (0) | 2009.10.06 |
| 기다리는게 제일이예요 (0) | 2009.10.05 |
| 몸과 마음을 안다고? (0) | 2009.09.28 |